세 채가 나란히 선 광경, 그 앞에 서다

로마의 도시에는 대개 광장 안쪽에 신전이 하나 섭니다. 최고신 유피테르와 그의 아내 유노,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 — 이 세 신을 한 건물 안에 함께 모시는 카피톨리움이 보통의 방식입니다. 그런데 스베이틀라(고대의 수페툴라)에서는 다릅니다. 세 신을 위해 저마다 독립된 신전을 세우고, 그 세 채를 옆으로 나란히 두었습니다. 로마 세계 전체를 놓고 봐도 이렇게 세 신전이 어깨를 맞댄 곳은 드뭅니다.

이곳에서 여러분이 할 한 가지는 단순합니다. 포럼의 돌바닥을 가로질러 세 신전 정면에 서 보는 것. 정면에서 바라보면 세 채의 기둥과 계단이 하나의 리듬처럼 이어지고, 그 대칭이 만들어 내는 균형감이 사진으로는 좀처럼 담기지 않는 무게로 다가옵니다.

스베이틀라 포럼에 나란히 선 세 신전
포럼 안쪽에 어깨를 나란히 한 세 신전 — 로마 세계에서도 드문 구성입니다.

안토니누스 문을 지나 광장으로

포럼으로 드는 입구에는 서기 139년 무렵에 세운 문이 서 있습니다. 안토니누스 피우스 황제에게 바친 개선문입니다. 이 문을 통과하는 순간, 눈앞으로 세 신전이 한꺼번에 펼쳐지도록 광장이 설계되어 있습니다. 그러니 문 아래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, 한 발 내디디며 세 신전이 시야에 들어차는 순간을 직접 느껴 보세요. 도시가 방문객에게 보여 주고 싶었던 바로 그 장면입니다.

가까이서 살펴볼 것

  • 세 신전의 계단과 기둥 밑동 — 세 채가 미묘하게 다른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.
  • 포럼을 두르던 회랑의 흔적 — 광장이 얼마나 넓었는지 발로 걸어 가늠해 보세요.
  • 안토니누스 문의 정면 — 문과 세 신전을 한 축에 놓고 바라보는 자리를 찾아보세요.

거의 나 혼자, 이천 년의 광장

스베이틀라의 진짜 사치는 고요함입니다. 엘 젬이나 카르타고만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덕분에, 단체 관광객의 물결이 드뭅니다. 이른 아침이나 저녁 무렵에 이르면, 세 신전 앞에 정말로 여러분 혼자 서 있는 시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. 발소리가 돌바닥에 울리고, 바람 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광장 — 그 정적 속에서 세 신전을 마주하는 경험은 다른 어느 유적에서도 쉽게 얻기 어렵습니다.

세 신전 앞에 홀로 서 있으면, 광장이 잠시 내 것이 됩니다.